직장인 성공 심리학

매슬로우 욕구는 거꾸로 흐른다.

스테르담

2022.02.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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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다 같은 욕구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위계상 다음 단계에 있는 다른 욕구가 나타나서 그 충족을 요구하는 식으로 체계를 이룬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욕구는 다음 단계에서 달성하려는 욕구보다 강하고 그 욕구가 만족되었을 때만 다음 단계의 욕구로 전이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매슬로우 욕구 단계설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 저서인 <직장 내공>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매슬로우 욕구 단계로 본 직장인'이란 글이었습니다. 매슬로우는 '인간은 자기실현을 지향하며 성장해가는 동물'이라 말했습니다. 그 원동력은 바로 '결핍 욕구'와 '성장욕구'입니다. 그 두 가지 원동력을 마주했을 때 저는 직장인을 떠올렸고, 매슬로우 욕구 단계는 직장인과 딱 맞아떨어졌기에 제가 재빨리 글로 옮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던진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나는 '결핍'과 '성장'의 원동력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매슬로우 (직장인) 욕구 단계 중 어디에 있는가? 무엇에 집중하는가? 

욕구를 채우는데 방해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결핍'과 '성장'의 엔진이 꺼져버린 건 아닌지 돌아보자는 것이었죠. 

내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야 내 마음을 깊이 볼 수 있고, 또 모자란 것이 있으면 채워가며 성장을 해 갈 수 있으니까요.


무언가가 바뀌고 있다 

 

그런데, 매슬로우 욕구단계에 대한 저의 지식과 이해는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직장 내공>이 출간된 지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물론, 매슬로우 욕구 단계는 제가 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 없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이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영 이론과는 같지 않게 흘러갑니다.


전통적인 매슬로우 욕구단계론에 따르면 사람은 '생리적 욕구'를 채워야 '안전의 욕구'와 '사회적 욕구'로 넘어갈 수가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일을 시작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회사에 들어가려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하위 욕구가 충족이 되면 이제는 '존경'과 '자아실현'이라는 상위 욕구를 추구합니다. 직장인도 마찬가지죠. 직급도 올라가고 월급도 많아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존경, 권력, 자아실현 등의 보이지 않는 가치에 좀 더 집중하게 됩니다.


즉, 매슬로우의 이론대로 '하위 욕구'에서 '상위 욕구'로 직장인은 움직여 왔습니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하위 욕구'가 '상위 욕구'를 위협한다는 명제입니다. 그러니까, 배고프고 안전하지 않으면 자기실현이고 뭐고 없다는 뜻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트렌드를 볼까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하고도 아니라 생각하면 과감하게 퇴사를 합니다.

재미가 없어서, 획일적인 게 싫어서, 내 주위 상사와 선배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 좋은 회사에 입사했다는 건, '하위 욕구(생리/ 안전/ 사회)'를 충족했단 뜻입니다. 그런데 더 이상 (이 직장에서는) 위로 가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리고는, 하위 욕구가 위협당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시니어들이 보면 매우 놀랄만한 일들입니다.

그분들의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매슬로우 욕구 이론이 틀린 걸까요?

아니면, 매슬로우 이론이 직장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걸까요?

욕구는 그대로지만 흐름은 변한다. 

 

저는 매슬로우 욕구 이론 그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인간의 '욕구'는 공통적이며 불변하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황과 시대에 따라 그 욕구의 강약과 흐름의 방향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 욕구의 방향이 바뀐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즉, 욕구의 방향이 거꾸로 흐르고 있습니다.


예전엔, '하위 욕구'가 '상위 욕구'를 위협했다면 이제는 '상위 욕구'가 '하위 욕구'를 위협하는 겁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배가 고픈데 자기실현이 무슨 의미가 있어?'에서 '재미가 없는데 살아서 뭐해?'로 그 방향이 바뀐 겁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매슬로우 욕구 흐름 다시 보기 by 스테르담


저는 이것을 '시대의 변화'로 설명합니다.

시니어 분들의 시대는 말 그대로 배고픈 시대였습니다. 한국 전쟁 이후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은 생존을 위한 지상 최대의 과제였습니다. 집단 지성과, 집단 힘으로 그 시대를 이겨내야 했으므로 어딘가에 소속되어야 함 또한 선택이 아닌 의무였습니다. 자아실현은 그 이후의 문제였죠.


그러나 지금은 먹는 게 남아도는 시대입니다.

'에이, 설마 굶어 죽겠어?'란 정서가 확고합니다. 더불어, 경제 성장이 정체가 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자기 계발'에 온 힘을 쏟게 되었습니다. 그 자기 계발도 재미와 흥미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어디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내가 재밌고, 내 입 하나 건사할 수 있으면 굳이 집단에 소속되지 않으려 합니다. 회사에 이미 속해 있는 사람 또한 어서 빨리 집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합니다.


이밖에도 주 40시간으로 인한 여가 시간의 증가, 코로나 19로 앞당겨진 재택근무나 비대면 활동들이 욕구의 방향을 더 확실하게 틀어 놓았다고 저는 믿습니다.

 


온갖 '욕구'가 모인 곳이 바로 직장입니다.

그 욕구의 색채는 그 어느 곳보다 더 짙습니다. 욕구는 사람의 마음에서 기인합니다. 마음의 움직임이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를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좀 더 현명해질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좀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 그리고 오늘도 알 수 없는 나의 마음까지.


기존엔 내가 욕구의 어느 단계에 있나를 돌아봤다면, 이제는 내 욕구는 어디에서 어디로 흐르고 있나를 살폈으면 좋겠습니다.

내 욕구가 무엇인지,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삶은 고단해집니다. 내가 내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아무도 그 마음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내 욕구와 마음 그리고 그 방향에 귀를 기울이면 삶은 조금 더 개운해질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출근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몸은 무거워도, 마음만은 개운하고 가벼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요.


지금, 여러분들의 욕구는 어디로 흐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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