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쯤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말하지 못한 직장생활 속 고민.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HSG의 미생 상담소가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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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남 님의 사연 -
구성원이 업무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리더인 저의 피드백 스킬에 문제가 있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따로 피드백 제대로 하는 방법을 공부해 보기도 하고,
기존의 방식에서 잘못된 점을 찾아 개선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달라지지 않네요... 너무나 방어적입니다
‘팀장님이 잘 모르셔서…’ ‘아 그건 000한 이유가 있어서…’
면박을 주거나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것인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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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은 없어지고 생기는 게 당연한데, 폐지된다고 했을 때 아쉬웠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백종원 대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소상공인들의 멘토가 됐죠. 필자 역시 이 분의 역량에 꽤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백종원의 피드백을 순순하게 받아들이는 식당 주인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군요. 나름의 장사 방식과 음식 맛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습니다. '그럴 수 있지'라는 공감과 동시에, 그럼에도 그 '나름의' 방식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인데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조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죠. 리더가 고심해서 피드백을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 말입니다. 그래서 어떤 조직에선 냉정한 피드백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신사협정이 맺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드백을 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특히 ‘업무를 더 잘하도록’ 이끌어야 하는 리더의 입장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피드백을 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일단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 실력도 충분하고 ✅ 전달력도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드백이 먹히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피드백이 먹히지 않는 이유는?
그 이유는 상대방이 피드백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저는 '열린 마음'이라고 하겠습니다. 백종원 대표의 피드백이 잘 안 먹혔던 이유 역시 아마도 '열린 마음'의 문제였을 겁니다. 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 내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 그것도 방송을 등에 업고 하는 말이 진심 어린 조언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수 있죠.
회사에서 리더와 구성원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드백이 먹히려면 먼저 상대가 리더인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피드백 때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어떻게 열까’를 고민해 보시는 게 필요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열려면 우선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바탕으로 친밀감을 형성해야 합니다. 단, 개인의 사생활을 너무 침범하는 듯한 관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아직 관계가 서먹한 직원>과 주말에 뭐 했는지 대화 나누는 상황을 떠올려 볼까요?
👨🦰리더: "주말에 뭐 했어요?"
🧑 직원: "음... 강릉에 다녀왔습니다"
이 직원과 친밀감을 형성하려면 어떤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가야 할까요?
나쁜 질문 |
와 좋았겠네요~ 누구랑 갔다왔어요? |
🚫 사적인 영역을 침범함 |
또 갔어요? 여러번 가면 재밌어요? 가면 뭐해요? |
🚫 상대의 행동을 평가, 판단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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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질문 |
좋았겠네요~ 요즘 강릉에서 핫한 곳은 어디예요? 강릉에서 뭐가 제일 맛있었어요? 추천 좀 해주세요~ |
"누구랑 갔어요?"라는 질문이 떠올랐다면, 음... 위험합니다. 개인적 영역을 침해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상대방이 먼저 얘기하기 전까지 묻지 않는 게 좋습니다. "지난번에도 갔던 것 같은데~ 또 다녀왔어요? 여러 번 가면 재미없지 않아요?"등의 질문도 좋진 않네요. 상대의 행동을 평가, 판단한다고 느낄 수 있거든요. 그럼 사적 영역을 건드리거나 판단을 하지 않는 질문은? "좋았겠네요. 요즘 강릉에서 핫한 곳은 어디예요? 추천 좀 해주세요."
친밀감 형성이 어렵다면
...너무 어렵다고요? 이렇게까지 신경 쓰며 대화를 해야 하냐고요? 네, 해야 합니다. 세대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른 구성원과 가까워진다는 게 생각만큼 쉽진 않습니다. 그래서 '사적 친밀감'을 높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업무적 친밀감’부터 높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쨌든 조직은 ‘친구’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함께 ‘일’을 하기 위해 만난 곳이니까요.
예를 들어 "요즘 하고 있는 업무에서 제일 힘든 게 뭐예요?"라는 질문을 통해 리더인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지 찾을 수 있습니다. 혹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편해요? 요즘에는 전화 통화를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와 같이 선호하는 업무 소통 방식을 듣고 함께 일하는 방식을 맞춰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상대에 대해 사적 관심을 갖는 것보다 ‘업무적 관심사’를 중심으로 대화하다 보면 구성원도 리더님에게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지 않을까요.
마음의 빗장은 많은 대화가 쌓였을 때 서서히 벗겨집니다. 빗장이 벗겨져야 업무적인 피드백도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이우창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