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회사 생활 중 언제가 가장 부담스럽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보고할 때'라고 하실 것 같습니다. 특히 구성원의 입장이라면 더욱 그렇죠. 나보다
경험이 많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리더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제대로 어필을 못해서 까이는 것은 아닐지, 보고를 통해 리더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등도 걱정되고요.
현실적으로 구성원이 리더보다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이 있긴 힘듭니다. 이건 노력을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에 나의 역량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죠. 열심히 준비한 기획이 리더에게 kill 당하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책임져야 하는 것은 리더이기에 리더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요.
위의 두 가지는 조직에 속해있는 한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다만 마지막 한 가지, ‘평가받는다는 부담’은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리더가 나에 대한 ‘긍정적 판단’을 하게끔 만드는 거죠. 이번 칼럼에는 리더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즉 리더의 마음에 쏙 들게 보고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일단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머릿속에 들어가 봐야 합니다. 보고 상황에서 리더는 대체 어떤 생각을 할까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 결론
보고하러 들어간 당신은 아마 여러 가지 정보를 리더에게 늘어놓을 것입니다. 요즘 트렌드가 어떻고, 어떤 어려움과 필요성이 있는지 등등 말입니다. 얘기가 길어질수록 리더의 머릿속은 이 생각으로 가득 찹니다. '얘가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래서 모든 보고의 시작은 ‘결론’이어야 합니다. 새로운 기획에 대한 제안 보고라면 “이러이러한 이벤트를 생각해 봤습니다”,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중간보고라면 “지금 이런 부분은 잘 되고 있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보완이 좀 필요합니다”라는 게 결론입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가 이 일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지금 잘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등 진짜 중요한 얘기가 묻히는 느낌이 들어서죠. 하지만 이것부터 말하고 싶은 본능을 억제하는 게 ‘두려운’ 보고를 덜 두렵게 하는 시작임을 기억하세요.
🤔'이걸 왜 해야 하지?' - 근거
결론을 듣고 나면 '그래서... 이걸 왜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문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 '왜 그런 문제가 생겼지?'라는 의문이 생기고요. 그래서 결론 뒤에는 그 이유와 근거를 반드시 설명해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면 그것이 기존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혹은 과거에 해 왔던 방식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한 것인지를 알려주셔야 합니다. 중간 점검 보고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잘 되고 있었던 부분은 ‘이런 이유로’ 진행이 수월했고, ‘이런 이유’로 문제가 있다는 걸 밝혀줘야 합니다. 이를 통해 리더가 현재 상황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해 주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 방법
결론과 이유를 듣고 나면,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실행 방법이 궁금해집니다. 따라서 보고자는 리더가 앞으로 진행될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다음의 3가지 요소를 알려줘야 합니다. 바로 시간, 비용, 인력에 대한 정보입니다.
시간: 시작일과 종료일 (이를 통해 다른 프로젝트들과의 연관성 속에서 기간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음)
비용: 최소 & 최대 예산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지,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돈은 얼마인지 등을 알려줘야 적절한 대안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있음)
사람: 누가 투입될 것인지 (보고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합한 인력을 추천해 줄 수도 있고, 조직 내 업무 관리 측면에서 다른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음)
🤔'이렇게 하면 뭐가 좋아지는데?' - 기대효과
‘무엇을, 왜, 어떻게’하겠다는 얘기까지 들은 리더는 '근데 이렇게 하면 뭐가 좋아지는데?'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래서 보고자는 마지막으로 기대효과를 짚어줘야 합니다. 거창한 변화를 꾸며내서 보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일을 통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는지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로 인해 매출 상승이 기대됩니다.", "업무 방식이 개선될 걸로 예측됩니다." 등 본인의 제안이 그리고 있는 끝 그림을 설명하는 걸로 보고를 마무리하세요. 그래야 듣는 사람도 '뭐가 좋아지는데?'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아닌, ‘이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구나’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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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보고는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조직 생활을 하는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죠. 결국 ‘준비’만이 답입니다. 준비의 핵심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게 아닌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을 들려주는 것입니다. 결론-근거-방법-기대, '결-근-방-기'를 통해 보고의 두려움을 깨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김한솔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