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라고 쓰고 콘텐츠 커뮤니티라고 읽는 무.신.사
2001년 신발을 무진장 좋아하는 한 고등학생이 만든 커뮤니티 ‘무신사(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는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뤄 2021년 연간 거래액 2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무신사의 인기는 우리집 40대 아빠와 10대 아들이 요즘 무신사에서 옷과 신발을 사는 것을 보고 실감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어떻게 상상초월의 커머스로 성장을 했을까? 커뮤니티 서비스가 커머스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무한 성장을 한 무신사의 성장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커뮤니티 기반 스타트업의 마케팅을 한번 따라가 보도록 하자.
(출처 : 무신사)
많이 모이면 비즈니스가 된다
무신사의 시작은 2000년대 초반 핫 했던 인터넷 커뮤니티 프리챌에서였다. 2001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조만호 의장은 프리챌에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오픈했다. 신발 덕후였던 조 의장은 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희귀 신발들 사진들과 해외 스트리트 브랜드 사진들을 많이 올렸다. 특히 10대와 20대들이 열광하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한정판 신발 사진들이 많아서 커뮤니티는 그들의 놀이터처럼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많은 스타트업의 진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그 안에서 비즈니스가 나온다는 것이다. 무신사 역시 10대와 20대 패피들을 위한 특별한 사진들이 많아 지면서 그것을 즐기는 그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점차 성장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그 안에 그들이 나누는 콘텐츠 즉 정보의 가치가 높아질 때 비즈니스가 만들어진다. 무신사에 패피들이 모여 들면서 무신사에서 소개하는 제품들은 모두 완판이 되었고 히트 상품이 되었다. 또한 그들이 소개하는 패피들이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커뮤니티의 파워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프리챌 커뮤니티에서 별도의 ‘무신사닷컴’을 오픈했다. 무신사 닷컴은 당시 지금과 같은 이커머스 서비스가 아니었다. 현재도 무신사에서 인기가 있는 ‘스트릿 스냅’을 조만호 회장 1인이 직접 발로 뛰며 촬영해서 사이트에 올렸다고 한다.
다양한 스트리트 패피들의 사진은 회원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2005년에는 전문 에디터를 고용해서 ‘무신사매거진’을 오픈하며 커뮤니티에 미디어를 결합한 서비스로 한 단계 나아갔다.
(무신사 스트릿스냅)
패션 브랜드와의 상생으로 출발한 스토어
그런데 당시 무신사매거진에는 국내 패션브랜드에 대한 조 의장의 남다른 철학이 담겨 있었다. 국내의 독립 패션 브랜드 들은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은 어렵고, 독자적인 샵을 운영하는 것에도 많은 한계를 부딪히고 있었는데 스트리트 화보를 찍으며 이들의 어려움을 인지한 조 의장이 무신사매거진을 통해서 이들의 홍보와 연결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1
이런 서비스 철학은 지금까지도 무신사가 변하지 않고 국내 패션 브랜드와 상생의 길을 걷고 있는 남다른 브랜드의 가치가 되었다.
무신사매거진을 통해서 상품을 홍보하고 또 그들의 마케팅을 대행해 주는 역할을 통해서 성장을 도우면서 실제 판매까지는 안되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그 부분까지 무신사에서 해결해 주기 위해서 2009년 드디어 지금의 서비스 ‘무신사스토어’를 오픈하게 됐다.
이때까지 무신사만의 특별한 브랜드 홍보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커뮤니티 기반으로 성장을 했기 때문에 철저하게 타겟 중심의 콘텐츠만으로 성장을 이어왔다. 그리고 그 기반위에 커머스를 플러스 했다.
콘텐츠화된 커머스 브랜드의 차별화
무신사의 콘텐츠를 사랑하고 그 안에 놀던 찐팬들이 있다면 커머스도 당연히 성공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무신사스토어를 오픈했지만 그렇게 커머스가 잘 나가던 것은 아니었다. 무신사는 외부적인 마케팅보다는 내적인 본질에 더 집중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동대문에서 잘나가는 제품들의 라벨만 바꿔서 판매하는 커머스가 아닌, 진정한 국내 브랜드 디자이너 제품들이 와글와글한 쇼핑몰, 그들의 홍보와 더불어 판매까지 가능하도록 만드는 차별화된 쇼핑몰이 무신사가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신사스토어는 국내 브랜드 중에서 회사내 반드시 디자이너가 있는 곳만 입점을 하게 했고 그들의 룩북부터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주는 조건으로 스토어에 입점을 하게 했다. 이렇게 10대 20대 사이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백화점에 없는 그들 만의 제품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타겟은 MZ세대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대기업 백화점이라고 했을 때 각 백화점 브랜드만의 고유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유통 채널들은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업체들을 입점시킨다.
무신사 역시 마찬가지인데 그들은 10대와 20대 지금의 MZ세대 (MZ라는 단어가 없었던 커뮤니티 시절부터 10대와 20대가 와글와글한 그런)가 좋아하고 그들에게 맞는 브랜드 디자인들이 입점을 하게 되었다. 사입하거나 자체 제작하는 옷을 들여와서 유통을 시키는 기존의 패션몰과는 뚜렷하게 차별화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10대 20대 패피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몰’이라는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을 기반으로 입점 브랜드를 선택하고 그들을 집중적으로 키워주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마케팅에서 제품과 유통전략에 해당하면서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무신사의 커뮤니티와 콘텐츠 중심 서비스 철학을 잃지 않으면서 커머스가 중심이 아닌 기존 커뮤니티와 콘텐츠 중심에 커머스를 플러스 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키워 나갔다.
이것은 다음 사례로 분석하고자 하는 ‘오늘의집’과도 유사한 성격을 띄고 있다. 콘텐츠를 보러 왔던 커뮤니티 멤버들이 그 안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커머스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커머스 플랫폼의 기반 자체가 다른 쇼핑몰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것이다.
브랜드의 차별화는 고객의 차별화를 가져온다.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 기반에 커머스가 결합되었기 때문에 무신사의 고객들은 일반적인 커머스 플랫폼 고객과는 차별화된 충성도를 가지게 되었다.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는 무신사의 고객경험
무신사 사이트에서는 고객경험지도 역시 특별하다. 일반적인 커머스 서비스는 광고 등의 마케팅 채널을 통해서 먼저 ‘인지’ ‘선호’등을 통해서 사이트로 유입이 된다.
사이트에 유입해서 상세페이지를 통해서 구매하려고 하거나 관심있는 제품에 대해서 보고 구매라는 ‘전환’의 단계를 거쳐서 매출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후 물건을 받고 리뷰를 통해서 ‘리워드’가 생기고 ‘만족’하게 되면 재구매를 일으킬 수 있다.
(무신사 큐레이션)
그러나 무신사는 무신사의 커뮤니티와 콘텐츠 서비스가 먼저다. 초기 화면부터 일반적인 커머스 사이트가 아닌 이유다. 메인 화면에서는 각 항목별 랭킹이 먼저 나온다.
탭에서 코디, 매거진, 스페셜 메뉴 등을 통해서 꼭 상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이 이 안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무신사는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고객 경험의 출발이다. 즉 콘텐츠의 소비가 출발이라는 얘기다. 콘텐츠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콘텐츠 사이 사이 고객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커머스가 결합이 되어 있다.
처음 무신사 사이트를 접했을 때 상당히 당황했던 것은 이런 초기 화면과 페이지들이었는데, 이는 정확하게 나 같은 이가 타겟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신사의 타겟 고객들은 이 공간에서 충분히 즐기고 소비를 한다.
충성도 높은 고객의 가치
이렇게 콘텐츠와 커뮤니티가 결합되어 커머스가 출발했기 때문에 무신사의 고객들의 충성도는 남다르다.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마케팅에서는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마케팅 퍼널을 탄탄하게 만드는 다양한 전략을 만들고 실행한다.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넛지를 제공하며 사이트에 오게 만들고 찾아온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 그 안에서 멤버십이나 로열티 프로그램들을 만든다.
(출처: 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 2022)
‘오픈서베이 MZ세대 패션앱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무신사는 MZ세대 사이에서는 타서비스 대비 압도적인 서비스 충성도를 보이며 그들의 메인 쇼핑앱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이렇게 자리를 잡았지만 초기에 수십 만명의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시작한 무신사도 커머스가 다소 난항을 겪었으나 이후 차츰 커머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커뮤니티 기반은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커뮤니티 회원들이 즐길 수 있는 커머스를 플러스해 나갔다.
패피들의 패션을 즐기도록 만들면서 남들이 입은 혹은 내가 입은 그 옷을 잘 보일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었다. 또한 ‘적립급 선 할인제도' '등급별 할인 차등화' '회원 최저가 계산기' 등의 직접적인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혜택을 늘려갔다.
무신사에서는 너와 내가 제품을 사는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이 같은 고객별 차등적인 할인은 무신사를 통해서 지속적인 제품 구매로 연결되는 하나의 넛지가 되고 있다.
긴 마케팅 퍼널 과정에서 로열 고객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이는데, 무신사는 이미 만들어진 로열 고객 위에 그 고객들이 잘 소비하게 만든 커머스가 결합되다 보니 그들의 충성도는 남다른 결과들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해 무신사 라이브 커머스로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옷을 판매한 지 20분 만에 옷 1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1시간 동안 매출은 3억4000만원으로 늘었고 방송 시작 후 자정까지 총 6억6000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는 국내 최대 검색 플랫폼 네이버의 라이브쇼핑의 성과와 비교해서도 월등하게 높은 수치로써 네이버에서 라이브 방송 당 평균 매출이 1억 원 수준이라고 한다. 네이버 라이브 쇼핑과 비교해도 무신사의 라이브 방송 매출은 놀랄 만한 수치이다. 라이브 쇼핑을 통한 이 같은 성과는 무신사의 탄탄한 충성 고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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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의 가치는 브랜드와의 동반성장
무신사의 탄탄한 충성 고객을 만들어 낸 근원에는 MZ세대 타겟에게 어필하는 매력적이면서 품질이 좋은 제품들이 있다. 이는 무신사 초기부터 핵심가치로 뒀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위한 동반 성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신사는 동대문 상품을 받아서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무신사에 입점시키고 브랜드 들의 성장을 돕는 것이 전략이다.
실제 우리집에서 사들인 무신사 제품들을 보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꽤 괜찮은 옷과 신발이었다. 사이트가 주는 이미지와는 달리(지극히 주관적인) 실제 옷을 구매한 뒤 갖게 되는 만족도가 지속적인 구매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이는 품질 좋은 브랜드들이 무신사에 입점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이런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제는 단순하게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서 제품 생산, 판매, 기획, 물류, 홍보 등을 무신사에서 종합세트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품을 만든 이후 홍보와 판매가 중요한데 무신사에서는 브랜드 제품의 홍보를 무신사 TV, 쇼케이스 등에 홍보를 해주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무신사에서 판매도 올라가도록 돕고 있다.
무신사에서 자란 많은 브랜드들이 이제 백화점에서 모셔가는 브랜드가 되었는데 이는 무신사의 동반 성장이라는 국내 브랜드를 키우는 전략이 시장에서도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별화된 커뮤니티와 콘텐츠는 페이드미디어의 한계를 초월
재작년부터 무신사는 유아인을 앞세워 ‘무신사랑해’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다. 무신사랑해 캠페인은 무신사의 스타 브랜드와 콜라보로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다.
그러나 무신사를 지금과 같이 성장시킨 것은 화려하고 세련된 지금의 마케팅이 아니다. 철저하게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탄탄한 그들 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갔던 것이 성공의 핵심 전략이다.
그들의 타겟인 MZ세대를 공략하는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고 그들에게 맞는 무신사 래플이나 이스트에그를 심어 놓은 이벤트 등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보통의 일반적인 커머스에서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끊임없는 캠페인 활동에 다양한 퍼포먼스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서 매출 증대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이 펼쳐졌을 것이다.
무신사의 히스토리와 성장의 원인들을 살펴보면 무신사는 제품을 방해하는 주변부적인 것들을 모두 정리하고 오직 제품이 돋보이고 제품을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무신사만의 서비스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해 나갔다.
일반인이지만 패피들을 잘 활용하고, 10대나 20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는 브랜드들을 밀어주고 키워 나가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가고 있는데, 이는 돈을 써서 데려온 고객들과는 충성도 면에서 차이가 크다.
요즘 퍼포먼스 마케팅을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효율이 나빠져서 이전처럼 돈을 쏟아부어도 남는 고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온드미디어를 강화하면서 자체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 전략으로 많은 기업들이 선회하고 있다. 무신사는 이미 갖춰진 커뮤니티와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이 온드미디어 구축에 쏟아붓는 비용을 이미 절감하면서 그 2C(Community & Contents)를 기반으로 외부 미디어에 쓰는 마케팅 비용 대신 고객 데이터에 근거한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서 고객들의 충성도를 더 확고히 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에는 스타일쉐어, 29CM를 인수하면서 다소 약했던 여성복 분야까지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무신사의 ‘브랜드와의 동반성장’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계속해서 지켜 나가면서 지금처럼 커뮤니티의 충성도가 뒷받침된다면 무신사는 지속가능한 성장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해 본다.
(무신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