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이커머스 공룡이 대출 시장에서 맞붙다! ( ft. 네이버, 쿠팡)

이은영

2022.09.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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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출 사업 시작하다.  

 

쿠팡이 대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여신전문금융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쿠팡이 처음입니다. 기존 온오프라인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의 경우 보통 ‘은행’이나 ‘저축은행’ 또는 ‘캐피탈’ 등의 금융회사의 영역이라 생각했지만, 쿠팡이 직접 이 업계에 뛰어들면서 업계 판도가 변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 쿠팡, 여신전문 금융업에 진출하다.

 

지난 8월 5일 쿠팡파이낸셜은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쿠팡파이낸셜은 쿠팡의 손자회사이자, 쿠팡페이가 지분 100%를 가지는 구조로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쿠팡 파이낸셜의 법인 대표는 쿠팡 PB 전문 자회사인 CPLB의 신원 부사장이 선임되었습니다.  

 

쿠팡은 이미 지난 2019년부터 금융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 당시 쿠팡파이낸셜이라는 상표를 출원했고 이를 통해 업계에서는 다음 스텝으로 금융업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죠.

 

 

  

 

(사진출처: 조선비즈)

 

 

앞서 지난 2015년 쿠팡은 간편결제서비스를 운영했고, 2020년 8월부터는 일종의 온라인 외상 거래인 후불결제서비스인 ‘나중결제’도 선보였습니다. 

 

이후 올해 1월 CFC 준비법인인 쿠팡파이낸셜을 설립하고 7월에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 8월에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이번에 신청한 내역을 통해 쿠팡이 어떠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영업할지 엿볼 수 있는데요.  

 

쿠팡 파이낸셜은 (1)시설대여업 (2)할부금융업 (3)신기술산업금융업으로 등록을 완료했습니다. 이를 통해 쿠팡은 직접 대출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참고로 국내에서 캐피털사를 설립하기 위한 요건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설립 자본금 요건의 경우 200억원이상인데, 쿠팡파이낸셜 자본금은 400억원으로 금번 등록이 이루어졌습니다.  

 

 

[2] 쿠팡이 왜 금융업에?  

 

아마 이 소식을 읽고 나면 갑자기 왜 쿠팡이 금융업에 뛰어든 걸까? 의아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쿠팡의 사업 확장과 현재의 위기를 살펴보면 금융업으로의 사업 확대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쿠팡은 작년에 입점업체에 할인비용을 전가하거나 강제 품절 등으로 할인을 강요하는 수법을 쓰면서 쿠팡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해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죠. 기존의 사업 확대에서 일종의 제동이 걸린 겁니다.

 

또한 쿠팡은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로의 확장진출을 위해 입점 업체(판매자)의 이탈을 막고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들이 쿠팡에 지속적으로 머물면서 제품을 팔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쿠팡파이낸셜이 진행하는 대출사업은 판매자들에게 당근과 같은 전략이었습니다.  

 

 

 

네이버는 중개업으로 전략을 구상하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쿠팡이 직접 금융업에 뛰어든 것과 달리 ‘금융상품 판매대리, 중개업’으로 등록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은행의 대출상품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지난 2020년부터 소상공인 대출상품 판매를 시작했죠. 이를 위해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전북은행 등과 협업을 통해 대출 중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파이낸셜이 진행하는 대출의 범위는 온라인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에서부터 오프라인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된 소상공인까지 온오프라인 모든 영역에 거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대출)

 

 

스마트플레이스의 경우 오프라인 소상공인이 자신의 가게를 등록하고 네이버를 통해 예약, 주문, 네이버페이 결제 등을 실행할 경우 대출 대상이 되는 겁니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로 등록한 오프라인 소상공인은 250만명 정도 됩니다. 네이버 파이낸셜은 이들을 위한 무담보 신용 대출 상품도 출시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대출 심사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네이버는 금융업체에 사업자의 매출 추정이 가능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업력이 적거나 신용점수가 낮은 씬파일러라 하더라도 판매량, 매출 등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대출심사가 가능하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죠. 이러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대출심사를 위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이 ACSS입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리스크를 줄이면서 소상공인들에게 대출 프로그램을 중개하는 겁니다.  

 

요약해보면 네이버는 대출업 중개를 쿠팡은 대출업을 직접 하면서 이커머스 양대 기업이 금융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쿠팡의 경우 단기유동성이 중요한 개인사업자들에게 담보없이 대출이 가능한 길을 열고 할부금융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마존은 이미 금융업자 

 

해외의 사례를 잠깐 살펴볼까요?  

미국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의 경우 이미 지난 2011년 아마존 렌딩(Amazon Lending)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에게 대출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사진출처: 크레딧유니언 타임스) 

 

 

지난 2020년부터는 골드만삭스와의 협업을 통해 아마존이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심사를 하고 골드만삭스의 온라인 은행 마커스(Marcus)에서 최대 100만달러 (13억원) 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출시했고 마이너스 통장도 열어주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아마존페이, 아마존 비자 직불카드, 신용카드, 아마존 고, 아마존 캐시, 아마존 리로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업자입니다. 

 

한편, 아마존 외에도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이 아닌 빅테크, 핀테크의 신용공급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가 발표한 세계 빅테크, 핀테크 기업의 신용공급 규모를 살펴보니 지난 2013년 205억 달러에서 2019년 7,950억 달러로 6년 사이에 무려 40배나 증가했습니다.  

 

그 중 빅테크, 핀테크 기업의 신용공급 비중을 비교를 해봤더니, 핀테크 대비 빅테크의 신용 공급 비중은 동기간 51%에서 72%로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습니다. 금융이 주업인 핀테크보다도 빅테크가 금융시장 비중이 확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살펴보면 크게 4가지를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1] 쿠팡이 왜 금융업에 진출할까?  

 

쿠팡은 그동안 로켓배송 서비스를 위해 판매자의 제품을 직매입하는 방식으로 유통을 해오다가 최근 몇년 사이에 제트배송 비중을 확대 중에 있습니다. 초창기 쿠팡이 직매입을 했던 이유는 택배사업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지난 2018년 택배운송사업 자격을 받았다가 직매입 물량 소화가 어렵다보니 1년만에 반납하기도 했죠. 그리고 2021년 1월 다시 택배사업자 자격을 취득하면서 제트배송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쿠팡은 제트배송의 비중을 늘리면서 오픈마켓 사업인 마켓플레이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에 있습니다. 마켓플레이스의 핵심은 더 많은 판매자가 입점해 더 많은 제품이 판매되는 겁니다. 제트배송은 쿠팡의 물류창고를 이용해 쿠팡 택배를 통해 배달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판매업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입니다. 

 

그런데 판매자가 확실히 락인이 되기 위해서는 제트배송 외에도 혈맹관계를 맺을 수 있는 더 진한 무언가가 필요했죠. 쿠팡파이낸셜의 금융업은 바로 이러한 연결선상에서 반드시 가져가야하는 필수 전략입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종사하는 중소상공인은 50만명이며 판매제품수는 10억개에 달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씬파일러가 많습니다. 개인사업자, 영세한 법인사업자 모두 사업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실제 매출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이 제1금융권 대출을 받기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높은 금리로 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이들을 위해 쿠팡은 우리 플랫폼에서 팔면 우리가 싸게 돈 빌려줄게! 로 접근하는 겁니다.  

 

 

[2] 쿠팡, 데이터 고도화로 새로운 수익 창출 

 

쿠팡이 직접 대출 사업에 뛰어든 이상 입점 판매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고도화된 ‘크레딧 스코어링 시스템 ( credit scoring system)’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플랫폼을 통해 얻게 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AI와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신용평가를 할 경우 리얼타임 매출, 재고현황, 판매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정확도 높은 분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4차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시대에 있어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이를 고도화하는 기업은 정보에 있어 우위를 갖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있어 쿠팡은 이커머스의 데이터와 대출을 유기적으로 잘 활용하게 될 겁니다.  

 

 

[3] 금융업계의 시선 

 

한편 금융감독원 기준 2021년 현재 국내에 등록돼 있는 캐피탈사는 117개입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금융지주 계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117개 중 국내 할부, 리스사는 48개 정도입니다.  

 

현재 업계의 관심은 인플레이션 상황, 대출금리 인상 기조 상황 속에서 쿠팡파이낸셜은 어떻게 수익 창출을 할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쿠팡파이낸셜이 보란듯이 캐피탈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이커머스 경쟁사들도 연이어 직접 캐피탈 금융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판매자 데이터를 면밀히 보기 때문에 금융회사보다 영세한 중소상공인, 씬파일러에 대한 접근이 용이한 강점이 있습니다.  

 

한편, 다른 사이드에서는 쿠팡 파이낸셜의 대출업 진출은 금융 소비자 편의성 증대에 있어 긍정적이기는 하나 금융 안정성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빅테크 기업과 은행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위험 추구가 확산될 경우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플랫폼을 무기로 빅테크 산업의 독과점화 역시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은행권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받고 건전성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결국은 밥그릇 싸움인 겁니다.  

 

 

[4] 쿠팡이 가는길 

 

쿠팡의 지난 10년의 모습은 ‘아마존’의 성장모델을 추구하는 모습이었습니다만 현재는 일본 ‘라쿠텐’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이 더욱 강해 보입니다.

 

 

 

(사진출처: 비즈니스와치)  

 

 

라쿠텐은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으로 신용, 결제서비스, 포털, 미디어 사업, 여행업, 증권업, 은행업, 통신업, 스포츠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현재 일본 최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죠.  

 

쿠팡 파이낸셜을 통해 쿠팡은 스스로도 대출 상품의 한도, 금리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입점 업체별 맞춤형 상품 출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의 동일 금리 동일 상품을 내걸었던 은행과는 획기적으로 다른 맞춤형 상품도 마음만 먹으면 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저신용자 또는 씬파일러, 중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진행하기 때문에 연체자가 증가하거나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사업 방향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경계하며 모니터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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